🎬35호🍨
Scoop Up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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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아침을 밝히는 Scoop Up.
'빛'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나요?
금주의 맛은 바로 <빛>입니다.✨ 겉보기에 밝아 보이지만 꺼지고 나면 허무하게 느껴지는 영화들이 있죠. 무한 우주의 빛, 때로는 '한 순간'이지만 곧 사라지기에 더욱 아름답게 다가옵니다. #네온사인처럼, #불꽃놀이처럼 화려하고 때로는 #달빛처럼 은은히 우리를 비춰주는 영화들을 소개시켜 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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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빛처럼 찬란하게 터져올라 꺼지지 않는 불씨를 주는 영화들, 개봉예정작 <아노라>부터 재개봉작 <문라이트>와 <바빌론>🧷그리고 에디터가 특별히 준비한 무비 코디북도 준비되어 있답니다.👑11월 첫째 주, 준비되셨다면 곧바로 스쿱하러 가볼까요?🍨 (PC버전과 '웹'에서 읽으시면 뉴스레터가 더 잘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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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조명이 즐비한 뉴욕의 밤 거리, 노래소리가 끊이지 않는 한 클럽에서 스트리퍼로 일하는 ‘애니’(미키 매디슨)는 성실하고 숙련된 성노동자입니다. 그의 서비스는 금액에 따라 철저히 차등 제공되고, 고객을 흥분시키는 기술은 막힘 없이 능숙하고 유려하게 이루어집니다. 빠르게 다음 고객을 탐색하는 아노라의 시선을 좇는 카메라는 관객으로 하여금 애니를 관능의 대상이라기보다 유능한 서비스직 노동자라는 주체로 인식하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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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애니가 그의 동료 스트리퍼들과 쉬는 시간에 유별난 고객의 뒷담화를 하거나, 저녁을 먹으며 사소한 가십들과 농담을 주고 받는 장면에서는 묘한 기시감까지 느껴지는데요. 낯선 공간과 자극적인 이미지들의 향연 속에서 뜻밖에도 서비스직의 애환을 포착하고 공감의 실마리를 발견하게 되는 순간 우리는 애니와 동등한 위치에서 그녀의 세상 속에 기꺼이 이입하게 됩니다. 다시 한 번, 소외된 자들을 감히 재단하지 않고 그저 그들 옆의 자리를 응시하는 눈이 탁월한 션 베이커 감독의 저력이 여기 <아노라>에서도 빛을 발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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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는 멜로 추적 스크루볼 코미디 드라마..로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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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노라는 러시아 재벌의 아들 ‘이반’을 만나 그의 집에 초대받게 되는데요. 흥청망청 돈을 허공에 뿌리는 파티에 함께 어울리고, 일주일간 이반의 여자친구가 되는 것으로 모자라 급기야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반의 청혼을 받아 그와 즉흥적으로 결혼을 하게 됩니다. 철부지 아들의 결혼 소식에 격노한 이반의 부모는 부하 삼인방 ‘토로스’, ‘가닉’, ‘이고르’를 이반의 집으로 보내 결혼 무효를 강요합니다.
3막 구조에 기초한 서사의 흐름은 아노라와 이반이 결혼하기까지를 다룬 1막을 지나 2막에서 홀로 도망친 이반을 찾기 위한 삼인방과 아노라의 스크루볼* 코미디로 장르가 전환되는데요. 영락없는 신데렐라 이야기인 1막에서는 영화 <프리티 우먼>도 연상됩니다. 아노라 역시 계급 상승에 성공한 <프리티 우먼> 속 ‘비비안‘(줄리아 로버츠)을 기대했을지 모르겠으나 그를 기다리는 것은 넘을 수 없는 계급의 벽, 그리고 차가운 현실 뿐이었죠. 무모할지언정 적법한 결혼 절차를 밟은 이들이지만 극 중 모두가, 어쩌면 관객조차도 결혼 무효는 합당한 판단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아노라만이 결혼 무효를 부당한 강요로 인지하고 자신의 존재가 지워지는 것만 같은 인상을 받습니다.
*스크루볼 코미디 : 1930년대 초반의 대공황기에서부터 시작되어 1940년대 초반까지 번성했던 로맨틱 코미디의 하위 장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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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아노라는 언제나 당당한 태도를 잃지 않았습니다. 성매매로 생계를 이어 나가지만 누군가 자신을 ‘창녀’, ‘매춘부’라고 낱잡아 부르면 불같이 화를 내고, 자신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삼인방에게 자신이 이반의 법적 아내임을 또박또박 말하며 자신의 마땅한 권리를 인정해달라 요구합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해야만 사회가 자신을 봐준다고 느끼는 것일까요. 고막이 나갈 것 같이 시종일관 소리를 지르는 아노라는 자신의 의사와 존재가 거세되어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겪으며 자신을 좀 봐달라고 외치고 있는 듯합니다. 사회의 사각지대에 위치해 스스로의 존재를 끊임없이 증명해야 했던 그는 결국 강해질 수밖에 없던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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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라는 이름에서 강한 여성이고 싶어하는 그녀의 굳건한 다짐 같은 것이 보입니다. 본명인 ‘아노라’보다 애칭인 ‘애니’라고 불리길 자처하는 대목에서 그가 숨기고 싶은 내밀한 곳이 있음을 희미하게 느낄 수 있는데요. 그렇기에 극 중에서 유일하게 ‘애니’가 아닌 ‘아노라’에 대해 묻고, 그의 내밀한 곳을 바라보는 듯한 이고르에게 애니가 가장 날 선 경계심을 보이는 것이 이해가 갑니다. 마지막 3막에 이르러서 애니는 결국 이고르의 따스한 시선 안에서 무너지고 맙니다. 그 누구도 건네지 않았던 거래 밖의 애정, 그것이 숱한 모욕 속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애니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그 누가 예상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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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퍼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전형적인 이미지들, 그 얄팍한 상상력 속에서 이들은 관능과 연민, 혐오 그 사이를 오가며 철저히 타자화돼 왔습니다. 영화는 애니를 하나의 독립된 주체로 바라보고 있지만 결국 그녀 스스로도 이런 사회적 인식과 프레임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었음을 드러내며 시리게 막을 내립니다.
네온 사인은 때로 밤을 낮보다 환히 비추지만 햇빛의 온기 아래 힘을 잃습니다. 그 인공적인 빛이 애니의 삶과 닮아 있다고 느낍니다. 그럼에도 따스한 온기 아래서도 당신은 충분히 빛 날만한 존재라고 말하는 영화의 태도처럼, 부디 우리 사회가 이들에게 다정해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화려한 네온 사인이 꺼지고, 공허함만이 남은 이른 새벽. 펑펑 내리는 눈발 아래의 아노라의 창백한 민낯이 잔상처럼 아른거리는 영화, <아노라>였습니다.
사진 = 유니버셜 픽쳐스 제공
- Editor 히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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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나 당신이 원하는 빛깔을 따라, 자유로운 달빛의 맛 <문라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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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스쿠비들~ 오랜만에 돌아온 엠마입니다😊 기다리셨다구요? 아이참 저도 기다렸어요. 여러분, 얼마전 슈퍼문이 뜬 날 다들 구경은 많이 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오늘은 여러분의 삶에 아주 오랫동안 슈퍼문으로 머무를 강렬한 달빛의 이야기 <문라이트>를 들고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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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문라이트>는 아주 고전적인 3막 구조로 이루어지는데요. 주인공 샤이론을 중심으로 그의 유년기와 청소년기 그리고 20대 중반의 모습을 각각의 챕터로 나누어 보여줍니다. 퀴어서사, 성장서사, 가족과 계급 서사 등 <문라이트>의 장르를 논할 때는 여러가지 단어들이 오고 가곤 합니다. 하지만 삶이라는 것이 본래 그렇듯, 그 중 어떤 단어로도 이 영화 한 편을 총체적으로 담아 내기는 어렵습니다. 그 모든 이야기들이 한 데 어우러져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 중 딱 하나, 새로 정의하고싶은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이 <문라이트>가 성장서사로서 기억되는 것을요.
샤이론이 눈물로 지새운 수많은 밤들을 그저 ‘성장’하는 소년 개인의 것으로만 보기에 그의 눈물은 지나치게 쓰라린데요. 인종과 계급, 그리고 성소수자로서의 정체성까지 이 소년을 고립되도록 만든 것은 전부 구조적인 이데올로기들이죠. 샤이론이라는 소년 개인의 성장에 이런 사회적 폭력과 차별은 절대 필수요소가 아닙니다. 사회 억압이 만든 개인의 고립과 투쟁을 단순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포장하는 것은 어쩐지 폭력적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건 분명한 샤이론의 저항서사이자 혁명의 서사였다고 정의하며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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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내 샤이론의 뒷모습을 따라가며 우리는 그의 삶을 둘러싼 냉혹한 현실들과 뜨거운 그의 내면을 지켜보게 되죠. 그의 내면과 무의식 속 억압된 욕망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장면들은 바로 그의 꿈 속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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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론의 꿈 속에서는 어머니의 목소리와 입의 싱크가 맞지 않는 모습이 자주 보여집니다. 싱크가 맞지 않는 인물의 모습은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답답한 느낌을 불러 일으키는데요. 현실에서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하는 샤이론이 느낄 긴장감과 답답함이 이와 같은 분열의 모습으로 꿈을 통해 드러나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샤이론은 케빈에 대한 꿈도 두 번이나 꾸는데, 그 두 번의 꿈 모두에서 그는 케빈에게 섹슈얼한 감정을 느끼는 꿈을 꾸게 됩니다. 꿈은 결국 암시의 형태이기도 합니다. 샤이론이 동성에게 끌린다는 사실은 유년기 시절부터 선명히 드러나는 그의 정체성 중 하나인데요. 결국 그의 욕망을 꿈으로 위장하여 보여줌으로써 샤이론이 케빈에게 혼란스럽고도 강력히 끌리는 감정을 끊임없이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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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you, Chiron?”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난 케빈은 샤이론에게 묻습니다. 유년기에는 ‘리틀’로, 청소년기에는 ‘샤이론’으로, 성인이 된 후에는 ‘블랙’으로써 주어지는 각 챕터의 제목은 곧 그 시기에 샤이론이 불리는 이름이 됩니다.
본인이 원치 않았지만 결국 약하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놀림받듯 붙여졌던 ‘리틀’이라는 이름은 그가 타고난 신체 조건과 남들이 보기엔 유약하게 비춰지던 그의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부모로부터 붙여지고 수없이 불렸을 ‘샤이론’이라는 이름은 그가 선택할 수 없이 주어진 그의 계급과 가정환경을 드러내죠. 세 개의 이름 중 유일하게 자신이 불리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름은 ‘블랙’ 입니다. 사실 이 이름은 극 중 ‘케빈’에게만 불리는 그의 이름인데요. 결국 샤이론이 처음으로 자신이 택하여 불리고자 하는 이름은 케빈이 그를 발음하는 이름인 것입니다. 그의 목소리로 불릴 때, 샤이론은 가장 그다운 모습과 마음으로 환한 달빛 아래 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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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포스터는 세 명의 인물이 합쳐진 듯한 모습을 띄죠. 샤이론은 블랙이 될 수도, 블루가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색으로 불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 모든 이름은 곧 샤이론입니다. 그가 선택한다면 말입니다. 달빛은 때론 푸르게, 또 환하게, 때로는 가장 어둡게 빛납니다. 여러분은 달빛 아래 결국 어떤 빛깔이든 될 수 있습니다. 달빛 아래 있는 한, 당신은 세상 한 가운데에 위치하기 때문이고, 그건 당신이 자신의 삶에 원하는 빛깔을 마음껏 붙일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추신, 최근 CGV 아트하우스 20주년을 맞아 여러 명작들을 재개봉하는 ‘NEXT CHAPTER’ 기획전을 열었는데요. <문라이트>도 그 목록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습니다! 11월 말까지 전국 19개의 CGV에서 단돈 만 원에 상영한다고 하니 자유롭게 빛나는 달빛의 맛이 궁금하신 스쿠비들은 시간나실 때 한 번 보러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올게요.
사진 = A24 제공
- Editor 엠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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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영광 후의 적막 : 할리우드의 불꽃놀이 맛🎆, <바빌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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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비들은 ‘불꽃놀이🎇’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화려한 축제 분위기를 연상하실 것 같은데요. 그런데 저는 가끔 화사한 불꽃이 모조리 타버린 뒤, 적막만이 맴도는 캄캄한 밤하늘을 상상할 때면 왠지 모를 허전함이 함께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늘 제가 준비한 작품은 바로 이 불꽃놀이 같은 영화라 할 수 있는데요. 황홀한 만큼 공허하고, 찬란하기에 아득한 영화 <바빌론>입니다. 그럼 어떤 꿈의 이야기가 우리 눈앞에 수놓아질지 함께 만나보도록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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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 개봉한 데미언 셔젤 감독의 영화 <바빌론>은 황홀함과 공허함이 공존하는 불꽃놀이 같은 작품입니다. <바빌론>은 ‘영화’라는 꿈을 꾸는 이들, 그들의 욕망과 지난 할리우드 역사의 궤적을 함께 이야기하는 메타영화에 해당하는데요. 유성영화가 태동하던 격변의 시기를 배경으로 삼는 영화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무성영화의 전성기부터 쇠퇴기까지, 그 모든 변화의 순간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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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숨 쉬는 모든 영혼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 합니다. 어쩌면 필름 속에 살아 움직이는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을지 몰라요. 그러나 영화 속 음성의 부재는 그들에게 직접적인 감정 표현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영화사적 사실을 미루어 보았을 때 유성영화의 등장, 즉 이미지와 사운드의 동기화는 열렬한 환호 속에서 할리우드 영화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선사하였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을 무대 삼는 <바빌론>의 메인 플롯은 무성영화 시기를 풍미하던 두 배우 ‘잭’과 ‘넬리’, 그리고 영화 프로듀서를 꿈꾸는 ‘매니’를 둘러싼 관계의 변화 양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 변화란 ‘끝’과 동시에 ‘시작’을 의미합니다. 영화는 혼란스러운 할리우드 과도기 상황 속에서, 변화의 움직임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의 고민과 괴리, 그리고 그 공백을 메우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가감 없이 묘사해 내는데요. 우리는 이러한 혼동 속에서 위태롭게 방황하는 ‘잭’과 ‘넬리’, 그리고 두 사람과는 상반되는 ‘매니’의 성공을 지켜보며, 변화가 뜻하는 이중적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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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점은 <바빌론>이 ‘넬리’와 ‘매니’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영화 속 묘사되는 사랑은 ’매니‘의 맹목적인 헌신이라 표현할 수 있을 텐데요. 첫눈에 반할 만큼 강렬히 빠져들고, 끊임없이 사랑한다고 외칠 수밖에 없는 맹목적인 고백. 아슬아슬한 두 사람의 관계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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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은 영화라는 매체를 향한 셔젤 감독의 열렬한 고백과도 같은 작품입니다. <바빌론> 속 사랑은 영화이고, 영화는 곧 사랑입니다. 따라서 ‘매니’에게 ‘넬리’는 사랑의 대상이자, 동시에 영화 그 자체로 표현되는데요. 그에게 ‘넬리’, 즉 영화란 가장 지키고 싶은 것이자, 차마 포기할 수 없는 것, 자신을 망치더라도 다가가고 싶은 환상이자 종국엔 그 일부가 되길 꿈꾸게 하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애증 끝에서, 세 시간 동안 절절히 펼쳐지던 셔젤 감독의 달뜬 구애는 영화사를 요약하는 강렬한 몽타주에 당도합니다.
그렇다고 <바빌론> 속 모든 서사가 아름다운 사랑처럼 묘사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둠 속 펼쳐지던 광란의 파티가 고상한 대낮의 사교모임으로 변모하고, 소위 LA의 똥구멍이라 불리는 야만적인 지하세계까지 묘사하던 영화는 시대의 흐름 사이사이, 난잡하게 배설되는 이미지를 삽입하며 영화산업의 명암을 조명합니다. 하나의 작품을 위해 요구되는 희생과 난무하는 술과 마약. 이처럼 <바빌론>은 화려한 할리우드 이면에 드리운 어둠을 냉소적으로 그려내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은 절절한 고백의 형태에 가깝습니다. 가려진 이면을 묵묵히 포착함으로써 시대의 모순까지 끌어안겠다는 거대한 다짐. <바빌론>은 영화에게 쓴 하나의 러브레터와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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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스쿠비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무엇인가요? 저는 ‘잭’과 ‘앨리너’의 대화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요. 유성영화로의 전환기, 방황하던 ‘잭’에 대해 가십 기자 ‘앨리너’는 그의 시대가 끝났다는 기사를 씁니다. 화가 난 ‘잭’은 그녀에게 가서 ‘왜 이런 기사를 썼냐’고 묻습니다. 그녀는 그에게 관객이 그를 외면하는 이유는 특별히 없으며, 그저 시대가 변한 것이라 답하는데요. 허망해 보이는 그에게 ’앨리너‘는 다음과 같이 덧붙입니다.
“알아요. 마음이 아프겠죠. 하지만 100년 후에, 당신과 나 둘 다 죽고 난 후,
누군가 당신의 영화를 재생시키면, 그 안에서 당신은 몇 번이고 살아나.”
시대의 교체란 불가피한 것이고, 한 시절을 풍미하던 이들의 퇴장은 늘 예고 없이 찾아옵니다. 막이 내린 시대는 불꽃이 꺼진 밤하늘처럼 공허하게 남아, 단순에 과거 안으로 편입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의 오차를 허락하지 않는 세계는 새로운 막을 올리며 미래를 향해 출발할 거예요. 어쩌면 ‘앨리너’와 ‘잭’은 이러한 세계의 진실을 일찍이 알아차렸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끝과 시작의 경계 위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울고 웃고, 꿈을 꾸며 방황할 것입니다. 약 100년 전의 할리우드가 그랬던 것처럼요. 그래서 <바빌론>은 영화인들의 이야기임과 동시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이유로 영화를 좋아하시나요? ‘잊힌다’는 것은 영화인, 아니 어쩌면 모든 인간이 겪는 딜레마 중 하나일 것입니다. 사실 그래서 저는 영화를 좋아합니다. 영화라는 매체 속에 진공된 모든 시간과 기억, 그리고 이야기들은 그 어떤 것도 잃지 않은 채 찬란하게 살아 숨 쉬고 있으니까요. 필름의 영속성. 영사기의 빛이 스크린 위에 맞닿는 순간, 저는 영화 속 모든 것이 되살아난다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영화는 결코 잊히지 않아요. 우리 모두에게 영화란, 무한한 시간을 따라 끝없이 지속되는 찰나의 순간으로 영원히♾️ 공명할 뿐입니다.
사진 = 파라마운트 픽쳐스, 네이버 포토 제공
- Editor 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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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개봉작 소식이 더 궁금하다면?
(텍스트를 클릭하면 기사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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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쿠비를 위한 코디네이터 소소🐮의 무비-코디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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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오늘은 또 뭐 입지… 이런 생각한 적 다들 있지 않나요? 매일 가는 회사인데 튀고 싶지 않지만 멋져보이고싶을 때, 친구랑 여행가서 트윈룩 입고 사진찍을 때, 첫 데이트에서 기억에 남게 하고 싶을 때… 여러가지 상황에서 항상 패션 고민이 있는데요. 이걸 영화를 보면서 해결할 수 있다면요,,? 저 소소가 마치 어릴 때 했던 슈의 코디 게임 마냥 ㅎㅎ 영화/드라마 속 캐릭터가 입었던 옷으로 TPO에 맞는 Outfit을 추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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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9:00 AM❄️
캐주얼하지만, 뻔하지 않은 출근룩🖤👖_ <에밀리 파리에 가다>카미유
#프렌치시크 #블랙 #출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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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오전 출근 준비 중인 슈쿠비…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깔끔하지만 눈에 띄는 룩이 필요해!!!😣” 이럴 줄 알고 코디 소소가 월요병을 극복하기 위한 뻔하지 않은 룩을 준비했습니다요🤓. 너무 꾸미지 않은 듯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해 보이고 싶은 그런 날,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진정한 패션피플 카미유💃의 룩을 참고해보세요! 카미유는 심플한 블랙 블레이저 재킷과 롤업된 데님을 매치하여 편안하면서도 시크한 스타일을 완성했어요. 여기에 포인트로 레드 양말을 더해 밋밋할 수 있는 룩에 개성을 더한 것이 눈에 띄죠. 카미유는 극중에서도 친철하지만, 어딘가 만만해보이지 않는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는데요. 그녀처럼 프렌치시크 스타일의 아웃핏을 연출하고 싶다면 월요일 출근룩으로 참고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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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 2:00 PM☀️
마음만은 하이틴 영화주인공처럼❤️👕_ <클루리스>셰어&디온
#하이틴 #레드 #트윈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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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여행을 간 수요일 점심☀️, 슈쿠비는 친구와 함께 빛날 수 있는 트윈룩을 입고싶어하는군요!🤩 그럴 땐, 영화 <클루리스(Clueless)> 속 셰어와 디온의 트윈룩👚👕을 참고해보는 건 어때요? <클루리스>는 베벌리힐스에 사는 셰어와 디온은 각자의 스타일대로 개성있는 아웃핏을 영화 전반에 걸쳐서 보여주는데요, 따라입어 보고 싶은 많은 옷들 중 각기 다른 개성을 살리면서도 조화롭게 맞춰 입을 수 있는 트윈룩을 소개해드릴게요. 셰어는 완벽주의적 성격을 지닌 캐릭터로, 그녀의 옷차림은 항상 정돈되고 깔끔하죠. 빨간 체크치마와 빨간 니트 베스트로 발랄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그녀의 자신감 넘치는 성격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반면, 디온은 개성 넘치고 실험적인 패션을 즐기는 인물로, 블루 톤의 상의와 빨간 가죽 스커트를 매치해 캐주얼하고 대담한 스타일을 보여줬죠. 친구와 함께 본인 스타일에 맞는 인물의 아웃핏을 참고해서 마음만은 베벌리힐즈의 네포베이비처럼👶🍼 센스있는 코디를 완성시켜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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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 3:00 AM🌛
뱀파이어 사냥 가기 좋은 룩🤎🧛♀️_ <뱀파이어 해결사>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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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할로윈이 끝난 금요일 새벽, 집에 돌아가 쉬어야겠ㄷ… 뭐라고? 뱀파이어가 나타났다고?!! 그럼 제가 뱀파이어 사냥을 위한 옷을 준비할게요! 뱀파이어는 할로윈에 활발히 활동할 것 같지만, <뱀파이어 해결사> 세계관 속 그들은 사실 할로윈을 쉬는 날처럼 여긴답니다. 그래서 할로윈이 끝나 뱀파이어가 나타나는 지금이야말로 마을을 위협하는 뱀파이어를 물리칠 때죠! 뱀파이어 슬레이어인 ‘버피’는 그녀만의 스타일로 그들에게 맞설 준비를 합니다. 그녀의 터프한 성격에 어울리는 블랙 가죽 자켓은 뱀파이어들의 기썬을 제압할 수 있는 이미지를 완성시켜주는 필수템이죠. 특히 가죽 소재라 격렬한 싸움에도 스크래치가 잘 나지 않게 해준답니다. 또한, 버피의 트레이드마크인 십자가 목걸이는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니에요. 뱀파이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상징인 십자가 목걸이는 패션포인트를 넘어서 뱀파이어들을 벌벌 떨게 만들 수 있는 그녀의 무기가 될 수 있어요. 이렇게 버피 스타일의 룩으로 완성한 금요일 새벽, 자신감 넘치고 대담한 모습을 연출해보세요. 뱀파이어가 나타나도 겁먹지 않고 당당하게 맞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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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 7:00 PM⚡️
첫 데이트부터 자꾸 생각나게 만들고 싶다면💚🤵🏻♂️_ <비틀쥬스비틀쥬스>비틀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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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첫 데이트를 앞둔 슈쿠비💕, 데이트 상대가 당신을 자꾸 생각나게 만들고 싶다구요?😎 물론, 슈쿠비라면 멋진 데이트 상대가 있을 테지만… 옷장에서 제대로 된 옷이 없다면, 그냥 완벽한 믹스매치 대신 ‘비틀쥬스’처럼 배드매치🤬로 승부해보는 건 어떨까요? 먼저, 비틀쥬스의 상징인 블랙 앤 화이트 스트라이프 슈트🕴️! 과감하고 눈에 띄는 패턴은 상대방의 시선을 한 번에 사로잡을 수 있죠. 이 스트라이프 슈트는 평범한 정장과는 달리 그 자체만으로도 대담하고 기이한 매력을 풍기는데요. 풀어헤친 타이👔, 어딘가 뒹굴다 뭍은 것 같은 흔적들🤢, 살짝 덜 닫힌 바지 지퍼까지👖. 데이트 장소에 들어서는 순간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킬 완벽한 선택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마세요. 비틀쥬스는 예상을 뛰어넘는답니다. 신발도 평범하면 안 되겠죠? 비틀쥬스의 시그니처 컬러인 네온그린색 부츠💚👢로 그 기이함을 더해 그야말로 배드매치의 진수를 보여줄 거예요. 이 정도로 개성 있는 조합이라면 데이트 상대가 당신을 절대 잊지 못하겠죠? 이렇게 완성된 배드매치 스타일은 단순한 패션을 넘어서 당신의 독창성과 자신감을 표현할 기회가 될 거예요. 비틀쥬스처럼 대담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데이트를 즐겨보세요!
지금까지 퍼스널 코디네이터 소소🐮👚와 함께한 무비-코디북은 어떠셨나요? 이정도면 일주일 아웃핏 고민할 필요 없겠죠? 빈은 슈쿠비 패션에 실망했지만(너가 더 이상해), 괜찮아요. 슈쿠비들 맘에만 쏙 든다면 문제없을 거예요! 그럼 다음 주에 봐요~
- Editor 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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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첫째 날을 빛내준 <아노라>, <문라이트>, <바빌론>🎬다들 어떠셨나요! 각기 다른 매력으로 스쿠비들의 금요일 아침을 밝혀주는데요. ✨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추워진다는 11월, 주말에는 위 영화들로 따뜻하게 데워보는 건 어떨까요?😝 저희는 11월 15일, 색다른 맛의 영화들로 찾아 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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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op Up의 35번째 뉴스레터, 달콤한 스쿱 되셨나요?
🎬🍨11월 15일 금요일, 더욱 달콤해진 소식들로 돌아오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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