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
Scoop Up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재정비를 마치고 돌아온 Scoop Up! 구독자 분들께 영화를 퍼담아주는 컨셉에 맞게, 앞으로 저희는 매주 뉴스레터의 '맛'을 정하여 이에 맞는 영화들을 소개시켜 드리는 영화 큐레이션을 선보일 계획인데요.💬
금주의 맛은 바로 <가을의 씁쓸한 맛>입니다. 최근 개봉한 <대도시의 사랑법>부터 시작해 <도쿄 소나타>와 <만추>가 선사하는 위스키, 에스프레소, 다크 초콜릿의 쓰디 쓴 가을의 맛! 그리고 에디터의 특별한(?) 부산국제영화제 후기도 준비되어 있답니다. 🍿10월 셋째 주, 준비되셨다면 곧바로 스쿱하러 가볼까요?🍨 (PC버전과 '웹'에서 읽으시면 뉴스레터가 더 잘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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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담고 있는 대도시 ‘서울’, 그러나 모난 존재들을 담으려고 하진 않습니다. 그렇다면 ‘모난 것’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과연 누가 이를 규정할 수 있을까요? 오늘 제가 소개할 개봉작은 정확히 이 질문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외로움과 편견을 타격하여 “너가 너인 게 어떻게 약점이 될 수 있겠어.”라고 어루어 만져주는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입니다.
고통은 쓰지만 시간이 지나면 달콤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어쩌면 지나가 버리는 한 순간이기에; 우리의 삶은 위스키 한 모금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숙취에 뒤엉키면서 우리의 청춘을 포착해 거울로 비춰주는 영화인 것입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기준에 시달리는 20대의 ‘나’를 겪었거나 겪고 있을 사람들에게 찾아온 대도시의 이야기 한 잔, 따라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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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개성 넘치는 ‘재희’와 성 정체성을 숨기며 살아가는 ‘흥수’는 서로의 상처를 위로해주며 친구로서 깊은 유대감을 쌓아갑니다. 극 중 ‘재희’가 겪는 사건을 계기로 동거를 시작하며 자신의 청춘과 자아를 되찾기 시작합니다. 대도시의 고독 속에서 서로를 지지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이기도 하면서 이들의 13년 간 이야기는 우리를 잊고 있었던 그 시절로 데려가 주기도 합니다. 영화는 남들과 행동 방식이 다르다는 이유로 소외되는 두 청춘이 사회와 맞서가는 모습을 냉동 블루베리처럼 시큼하고도 달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박상영 작가의 연작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중 <재희>를 영화화했다는 것, 32호를 통해 알고 있었을텐데요. 이언희 감독은 “청춘 시절을 까먹기 전에 청춘의 혼란스러움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던 마음 때문이었다.”라고 밝히며 본인이 정말 편하게 이야기 하고 싶던 20대의 순간을 ‘재희’를 통해 말하고자 했다고 얘기한 바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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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20대의 일기장, 외장하드가 되어줘서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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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와 나는 정조 관념이 희박하고, 아니 희박하다 못해 아예 없는 편이며 그런 방면에서는 각자의 세계에서 좀 유명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박상영 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 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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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만 보면 남녀 커플이 여느 로맨스 영화처럼 사랑하고 싸우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사랑에 있어 각자의 세계가 있습니다. 이성애자 ‘재희’와 동성애자 ‘상현’은 각자의 로맨스로 나아가다가 결국 ‘상처와 극복’이라는 행위로 귀결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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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사랑이 들킬 까봐 전전하면서 숨기고 사는 ‘흥수’에게 “보호필름 떼고 하는 거야 사랑은. 이 겁쟁아.”라고 외치며 ‘재희’는 그를 세상 밖으로 꺼냅니다. ‘재희’는 양다리 걸친 애인으로부터 온 몸에 막걸리를 뒤집어 쓰게 될 만큼, 온 몸을 던져 사랑을 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달라도 너무 다른 사랑법을 하는 두 인물이었기에 더욱 믿고 서로의 일기장이 되어주었던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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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는 ‘재희’라는 캐릭터를 정말 잘 구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당함이 의기소침으로, 그러면서도 결국 ‘나 다움’을 찾아가는 20대 여성의 갈등을 씁쓸하게 드러내어 많은 공감을 일으킵니다. ‘재희’는 진심을 다 해 사랑을 찾아 헤맸지만 결국 ‘자유분방한 여성’이 받는 사회적 낙인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임신 중절 수술을 하기 위해 찾아간 병원에서 각종 비난의 목소리를 들어야만 했던 것도 결국 ‘재희’의 몫이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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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일까요, ‘흥수’는 정체성이 밝혀지는 현실이 싫었지만 점차 ‘재희’를 함께 하기 위해 끊임없이 뛰는 인물로 변화를 보입니다. 유리창을 깨부수며 ‘재희’ 전 남자친구를 향한 복수를 하고 경찰서에서 본인이 동성애자임을 밝혔던 것이죠.
‘흥수’는 내가 나인 채로도 충분하다고 외쳐준 ‘재희’를 본인 20대의 외장하드라고 표현하는데요.🖥️ 내장 하드를 보조하여 파일을 저장하거나 용량을 확장하는 게 외장하드의 역할이죠. 늘 옆에서 용기를 불어 넣어준 ‘재희’, 그 내적 성장의 몫은 ‘흥수’일테니까요. 그렇게 대도시에서 함께 상생하며 삶을 지탱해주는 그들만의 사랑법인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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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앞으로 돌아가, 모난 것을 누가 규정할 수 있을까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는 그 누구도 ‘정상’ 기준을 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너 지금 정상적이지 않아.”라는 말은 그런 의미로 누군가에겐 상처로 다가옵니다.
현재 사회는 모난 것들도 둥글게 깎아버려 함께 화음을 이루라고 은연중에 강요합니다. 그렇지만 대도시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죠. 성격, 종교, 가치관 등 다양한 사람들이 뒤섞여 사는데 어떻게 화음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화음을 가장한 이 불협화음 속에서 소수자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작기에 평범하게 혹은 아름답게 들려도 삑사리가 나는 것처럼 들립니다. 저는 이 영화가 특별한 사랑법이 아니라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라고 정리하고자 합니다. 특히 ‘정상’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지는 시대가 올 때까지는 <대도시의 사랑법> 같은 영화들이 더욱 큰 소리로 관객에게 닿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진 = 플러스엠 제공
- Editor 코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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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 달콤한 줄 알았는데, 카카오 82% 초콜릿 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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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스쿠비들! 소소입니다🐮 이름부터 가을🍂을 담고 있는 영화 <만추(Late Autumn)> 는 제목과 같이 늦은 가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요. 오늘은 그런 늦가을의 쓸쓸함에 멜로가 섞인 다크 초콜릿 같은 영화 <만추🍁>를 소개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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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감독의 <만추>는 가을의 쓸쓸함과 닮아 있는 사랑의 공허함을 깊이 있게 그려냅니다. 이야기는 주인공 애나(탕웨이)가 살인죄로 7년간 수감 생활을 하다가 어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 일시적인 출소를 허가받아 시애틀로 향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데요. 도망치듯 도착한 그 도시에서, 애나는 또 다른 외로운 영혼인 훈(현빈)을 만납니다. 훈 역시 인생의 공허함과 갈등을 피해 도망치듯 살아가는 인물로, 그는 누구에게도 완전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일시적인 만남을 통해 자신의 몸을 팝니다. 애나는 그런 훈과 우연히 만나며 30달러를 빌려주는 대신 그에게서 시계를 받게 되죠. 여기서 시계는 애나가 훈에게 선물 받게 되는 ‘시간과 사랑’을 암시합니다. 시애틀의 안개처럼 흐릿한 모습을 한 애나, 그리고 그 흐릿함 속에서 그녀의 공허함을 직감한 훈.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채우기 위해 도망치듯 서로에게 다가갑니다. 마치 달콤해 보이지만 쌉싸름한 다크 초콜릿처럼, 그들이 마주하게 되는 순간은 일시적인 위로와 함께 깊은 슬픔을 내포하며, 서로의 고독을 잔잔히 위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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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의 시애틀은 애나와 훈의 내면을 반영하듯 흐린 하늘과 차가운 공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 도시의 거리와 풍경들은 마치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모호한 공간처럼 보이죠. 김태용 감독은 이러한 공간적 배경을 통해 씁쓸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이것은 애나과 훈이 공사 중인 놀이공원에서 범퍼카를 타는 장면에서 볼 수 있는데요. 애나가 갑자기 무언가 허망한 표정으로 가만히 멈추자, 그 순간 공사장 펜스가 걷어지면서 싸우는 두 연인을 보게 됩니다. 훈은 그들의 말을 마치 연극처럼 따라하는 장난을 치면서 애나의 표정을 살피죠. 그때 침묵을 유지하고 있던 애나의 입에서도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영화의 분위기는 전환됩니다. 카메라는 싸웠던 커플을 왈츠 음악과 함께 춤추게 되는 꿈 속의 한 장면 같은 모습으로 표현하죠. 공사장 펜스, 즉 현실과 꿈의 경계가 사라진 순간, 훈은 애나에게 씁쓸한 현실 너머에 있는 달콤한 세상을 잠시나마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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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만추>는 쓸쓸함과 고독으로 가득한 영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는 묘한 따뜻함이 깃들어 있습니다. 김태용 감독은 “누군가의 마음이 열리는 찰나를 담고 싶었다”는 말을 했는데, 이는 느린 호흡으로 진행되는 연출 속에서 잘 드러납니다. 시애틀의 우울하고 축축한 풍경은 애나의 내면을 대변하고, 그녀가 훈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조금씩 감정을 드러내는 과정은 시애틀의 날씨가 변해가는 것처럼 서서히 진행됩니다. 특히, 애나가 자신의 이야기를 중국어로 훈에게 털어놓는 장면은 애나의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는 순간입니다. 훈은 애나의 내면 깊이 있던 그 말들을 알아듣지 못하면서도 ‘하오(Good), 화이(Bad)’와 같은 단순한 대답을 이어갑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대화가 그들에게만큼은 진정한 소통이었던 걸까요. 그 현실적이고 쓰라린 내용은 그의 대답을 통해 따뜻한 대화가 되고, 애나 얼굴에는 미소가 드러납니다. 그 짧은 만남 이후 그녀는 가을 끝자락에서 차가운 겨울을 기다리는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봄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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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과 끝에 애나와 훈은 버스를 탑니다. 이 버스는 영화의 중요한 상징인데요, 시간의 흐름을 따라 흘러가는 이 버스는 그들이 지나온 삶의 궤적이자, 두 사람을 일시적으로 연결해주는 통로입니다.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직감합니다. 애나는 마지막 교도소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으며 처음과 달리 담담하고 차분하게 대답하고, 훈은 그를 쫒는 사람의 전화를 받으며 현실을 깨닫게 되죠. 애나와 훈는 잠시나마 서로의 세계에서 숨을 쉴 수 있었지만, 결국엔 각자의 현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영화 전반에 깔려 있습니다. 이렇듯 <만추>는 한순간에 느낀 달콤함과 씁쓸함으로, 인생이라는 여정 속에서 얼마나 많은 마음과 순간들이 지나가는지를 묵묵히 보여줍니다.
결국 <만추>는 우리의 삶도 이처럼 끝나지 않는 여정 속에서 끝없이 떠돌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잠시의 위로와 감정의 교류는 그 여정에서 작지만 중요한 의미를 가지죠. 애나와 훈의 짧은 만남은 마치 다크 초콜릿처럼, 처음엔 쓴맛이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안에서 깊은 단맛을 발견하게 됩니다. 우리 스쿠비들도 <만추>의 의 여백과 침묵, 그리고 그들이 나누는 눈빛에서 쌉싸름함과 달콤함, 그 두 가지 맛을 천천히 음미해보는 거 어때요? 지금까지 소소였습니다!❣️
사진 = CJ CGV 제공
- Editor 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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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담한 가을과 씁쓸한 에스프레소맛☕️, <도쿄 소나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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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비들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잘 지냈나요? 어느덧 쌀쌀한 10월🍂, 부쩍 차가워진 공기는 계절의 변화를 실감나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서늘한 가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마치 한 잔의 쌉쌀한 에스프레소 같은 영화 한 편을 준비해 봤는데요☕️ 그럼 어떤 영화인지 함께 만나보도록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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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에 개봉한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도쿄 소나타>는 한없이 흔들리고, 또 추락하는 영화입니다. 도쿄의 어느 한 가정집, 언뜻 평범한 가족처럼 보이는 ‘사사키’네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저마다의 비밀을 깊숙이 숨겨두고 있는데요. 갑작스러운 가장 ‘류헤이’의 해고와 두 아들의 방황, 그 사이에서 혼자 고군분투하는 ‘메구미’의 외로움과 절박한 매달림까지. 마치 느닷없이 몰아치는 폭풍우처럼, 어느날 갑자기 시작된 이들의 침몰은 끝없이 이어지며 처참히 무너집니다. 그런 점에서 영화의 오프닝씬은 일종의 비극의 선언과도 같습니다. 부는 바람에 휘날리는 책과 커튼, 그리고 갑작스레 쏟아지는 빗물까지. 불현듯 시작된 이 모든 것처럼, 그들의 일상은 빠른 속도로 고요히 가라앉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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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변화 앞에서 그들은 방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요시 감독은 <도쿄 소나타>에 대해 “도쿄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는 가족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따라서 영화 속 세계의 변화에 의해 요동치는 평범한 한 가족의 이야기는 당대 일본 사회를 바라보는 기요시만의 씁쓸한 진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변모하는 외부세계와 이를 목도한 개인 사이에서, 가장의 권위는 무참하게 추락하고 가족은 붕괴됩니다. 외부세계로 하여금 촉발되는 내부의 균열. 영화는 혼돈스러운 난관에 봉착한 이들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하는지 묵묵히 관조할 뿐입니다. 결국 <도쿄 소나타>는 이전 기요시 작품과 마찬가지로, 개인과 구조 그 사이의 관계를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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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집’이라는 공간은 이중적으로 묘사됩니다. ‘사사키’ 가족에게 집이란 같은 공간 속 그저 서로를 스쳐가는 배경에 지나지 않습니다. 모두가 같은 곳에 머무른다는 점에서 ‘집’은 그들의 고민과 비밀이 응집되는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비밀은 꽁꽁 숨겨진 채 결코 교차되지 않습니다. 그들의 집은 마치 감옥처럼 서늘한 분위기를 내뿜으며 답답한 공간으로 나타나는데요. 이는 가족이 함께 모여 밥을 먹는 식탁에서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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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이라는 공간을 포착할 때면, 카메라는 프레임을 의도적으로 가로막아 소통이 차단된 가정의 현실을 표현합니다. 창틀에 의하여, 또는 계단 난간이나 식물 틈에 의해 잘린 프레임은 단절된 소통 속 서서히 와해되는 가족이라는 개념을 가시적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마치 유령처럼 집안 곳곳을 홀로 또는 함께 머물던 ‘사사키’ 가족은 그들에게 가장 익숙한 집이라는 공간을 떠나고자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다시금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인물들 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영화의 쓸쓸한 분위기를 한층 더 부각시키는데요. 떠나고자 함에도 결코 떠날 수 없는 현실, 즉 마주해야만 하는 현재가 있다는 것은 큰 공포이자 지독한 현실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씁쓸한 인간 존재의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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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차가운 현실을 묵묵히 응시하면서도, 기요시 감독은 이전작과는 달리 <도쿄 소나타> 속 작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쓰디 쓴 현실의 이미지와 병치되는 엔딩씬은 탁월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그가 그려내는 무언가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 이는 막연한 희망으로의 낙관도, 단순한 허상의 이미지도 아닙니다. 영화는 그 어떤 위로와 희망을 쉽게 건네지 않은 채 그저 그들의 움직임을 묵묵히 담아낼 뿐입니다. 그리고 그 시선으로부터 우리는 세계 속 곳곳의 균열에 대한 회복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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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혼잡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입니다. 이 희망 없는 잿빛 도시 속에서 우리는 모두 어디에서 오고, 또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에스프레소에 물을 넣으면 아메리카노가 되고, 우유를 넣으면 카페라떼가 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현재는 마치 한 잔의 에스프레소와 같다고 말하고 싶은데요🫖 삶의 수많은 갈림길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또, 그 선택을 통해 우리의 쓰디 쓴 현실은 어떤 맛을 지닌 커피로 변하게 될까요? <도쿄 소나타>는 그 수많은 질문을 남기는 영화입니다.
사진 = 네이버 포토 제공
- Editor 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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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개봉작 소식이 더 궁금하다면?
(텍스트를 클릭하면 기사를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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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0.
- 가는 돈 있는데 오는 티켓 없다..? 알바 중에 부랴부랴 부국제 티켓팅을 시도한 여성.. 2만원 뜯기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결제오류 이슈로 며칠 소란스러웠는데요, 통장에서 돈은 빠져나갔는데 예매내역은 안 뜨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던 것입니다. 티켓도 돈도 잃은 시네필들의 성난 목소리가 영화의 전당 LED 천장을 뚫을 기세였다고 하죠. 이후로 부국제 측의 사과 문자와 함께 오류 결제분에 대해 환불을 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되었으나 [예매내역 없음]을 끊임없이 새로고침했던 저의 처참한 심정은 누가 보상해주죠 ㄸㄹㄹ 다행히 취켓팅 성공 + 시간차 예매내역 업데이트 등으로 ‘그냥 부산여행 간 사람 됨‘은 모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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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
🎬<뱀의 길> 기미상궁했습니다
콘의 에스프레소 맛 <도쿄소나타>, 잘 맛 보셨나요? (에스프레소 왜 마셔.. 도쿄소나타 보면 되는데..) 개인적으로 기요시 특유의 건조하고 씁쓸한 영화들을 사랑하기에 올해 부국제를 통해 국내에 첫 공개되는 <뱀의 길>과 <클라우드>도 당연히 매우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뱀의 길>을 보는 내내 머리속엔 물음표만이 둥둥 떠다녔는데요.. 기요시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롱샷과 롱테이크 등 촬영은 매우 좋았으나 사소한 설정들이나 인물들의 행동에 대한 동기가 제게는 설득이 잘 안됐습니다. 원작이 있는 영화인만큼 2004년작도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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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P의 영화제 즐기기
유명한 길치인 저는 <가네코의 영치품 매점>을 보러 센텀 CGV로 향하는 길에 이만 길을 잃고 백화점을 한참 배회했는데요. 가까스로 영화 시작 1분 전에 극장에 도착했으나 이번에는 미친 P력이 발동해 갑자기 한 시간 후에 상영되는 영화에 유혹당해 저도 모르게 만 원을 날리고 새로운 표를 끊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보게 된 영화 두 편 값의 <타오르는 몸의 기억들>은 코스타리카 영화로, 오랜 시간동안 침묵을 강요받았던 노인 여성들이 자신의 억압된 몸의 기억을 생생히 증언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진행된 GV를 통해 저는 이 좁은 상영관 안의 여성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영화가 좋아 GV가 끝난 후에는 감독님께 사인도 받았어요!! 계획에 없던 영화였지만.. 이런 즉흥성이 바로 영화제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혹시 모르죠! 그러다 이런 보석같은 영화를 발견하게 될 지. (주로 지뢰라는 것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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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2.
🎬<아노라> 기미상궁했습니다 시놉시스만 보고 갔다가 시놉시스가 제일 재밌는 영화임을 깨달았던 숱한 실패의 기억들.. 그리고 분명 눈을 잠깐 감았다 떴을 뿐인데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있음을 확인했을 때의 현타. 그때부터였어요. 검증된 작품에만 심장이 뛰게 된 것이. 권위 있는 영화제에 제 자아를 의탁한 지는 오래인데요. 션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가 칸 황금종려상을 탔다는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침을 줄줄 흘리며 국내 영화제에서 볼 날만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후하후하.. 그도 그럴 것이 <플로리다 프로젝트>가 인생 영화 중 하나인 사람으로서, 션 베이커의 차기작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못 참는데 무려 칸 황금종려? 진짜 못 참아. 개큰 환영을 할 준비로 티켓팅을 했는데.. 역시나 실패했고요. 미련을 버리지 못한 휀걸은 상영 직전까지 예매창을 붙들고 무한 새로고침을 했습니다.. 집념의 여성, 결국 당일 아침에 X에서 양도 받는데 성공하고 악명 높은 하늘연극장 3층에서 거북목을 하고 <아노라>를 봤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더군요. 작품성은 차치하고서도 오락성 또한 뛰어난 영화라 극장 안에 웃음이 여러 번 터졌습니다. 울다 웃다 울게 만드는 엉덩이에 털내기 권법은 션 베이커의 전매특허이니 이번에도 어김없이 수북해졌고요. 11월 6일에 정식 개봉을 하니, 제발 저 한 번 믿고 <아노라> 한 번 잡솨봐주세요. 제발~!~ (단, 혼자 봐야함. 아님 아주 아주 친한 친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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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국제 굿즈 털기 올해도 굿즈 부스는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눈 앞에서 품절되는 뱃지와 굿즈 목록에 이성을 잃고 일단 되는대로 구매 갈겼는데요. 우선 인스타로 봤을 때부터 마음이 갔던 인형.. 3D 안경 버전이 매우 탐났지만 역시 품절이었고, 그 다음으로 눈에 밟혔던 분홍 먼지를 입양했습니다. 2만원 가까이 내고 데려온 분홍 먼지를 본 다쿠는 다이소에서 똑같은거 2천원에 살 수 있다며 기함했지만 귀여우니 됐습니다.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혹시 모르죠! 그러다 이런 보석같은 영화를 발견하게 될 지. (주로 지뢰라는 것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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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3학년 2학기> 기미상궁했습니다 직업계 고등학생 아이들의 현장체험학습 일지를 영상으로 그대로 옮겨낸 듯한 이란희 감독의 <3학년 2학기>는 섣부른 연민도, 손쉬운 위로도 건네지 않는, 그저 이들의 일상을 정교하게 그려내는 영화입니다. 그간 뉴스에서 봐 왔던 끔찍한 현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가 영화를 보는 내내 불안한 관객들과 달리 담담한 우리의 주인공들은 자신들이 처한 환경의 부조리함이나 위험에 대항하기보다 대한민국의 청년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사회초년생으로서의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입장과 다르지 않기에, 그간 ‘피해자’라는 이름 하에 뭉뚱그려졌던 개인들의 이야기가 비로소 뾰족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조금씩 나아진다는 것이 때로 큰 위로로 다가오기도 한다는 것을, 극장을 나오며 느꼈습니다. GV때 감독님이 하신 말대로 ‘공부를 못하더라도, 좋은 부모를 만나지 못하더라도, 꿈이 없어라도, 엄청난 노력을 하지 않더라도, 성실하기만 하다면 벌받듯이 살지 않는 세상‘을 상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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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전주국제영화제에 이어 10월 부산국제영화제 후기로 돌아온 에디터 히히였는데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영화제였지만 영화에 대한 애정이 자력처럼 작용해 정신차려 보면 매년 철새마냥 이곳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 같습니다. 부산에 가신 스쿠비 여러분들은 지난 추억을 회상하며, 아쉽게 못 가신 분들은 대리 체험을 하셨길 바라며, 금주의 스페셜토핑은 여기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 Editor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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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작품 3개와 스페셜 토핑으로, 새로운 맛과 함께 돌아온 Scoop Up🎬다들 어떠셨나요! 최근 개봉작 <대도시의 사랑법>과 <만추>, <도쿄 소나타>는 제각각의 매력으로 가을의 차갑고도 따뜻한, 쓴 맛을 주는데요. '가을 타나봐..~' 스쿠비들도 여느때보다 따뜻한 가을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저희는 11월 1일, 더욱 추워진 날씨에 또 다른 맛으로 찾아 오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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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op Up의 34번째 뉴스레터, 달콤한 스쿱 되셨나요?
🎬🍨11월 1일 금요일, 더욱 달콤해진 소식들로 돌아오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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